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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Drawing

[ #089 ] 별 것 아니지만 힘을 주는 사람들

by sandclock 2025.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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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도 유익하지 못하다고 느낀 인간관계를 전부 정리한 후, 남겨진 정말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관계들만을 접하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 몇일이었다. 집에 돌아오면서 기분 나쁜 감정들만 갖게 하는 관계들을 정리한 것이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안했다.

 


사소한 것으로도 웃을 수 있게 하는 관계

어렸을 때는 비슷한 환경에 있으면서 서로 웃고 떠드는게 전부였지만, 나이가 들면서 인간관계가 예전처럼 그런 순수한 즐거움만을 줄 수 없다는 걸 느낀다. 물론 살아온 환경들이 많이 바뀌면서 삶이 달라진 것도 있지만, 각자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상황에도 만나면 나에게 힘을 주고 이 사람을 만나길 잘했다라는 느낌을 주는 친구는 거의 사라지게 되었다.

 

뭔가 자기계발서처럼 상대의 업적, 성과, 직책 이런 것들에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지만, 그러한 조언을 가장한 이야기들은 결국 자기 자랑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간이라면 어쩔 수 없는 인정 욕구중에 하나인 것을 알겠지만, 부와 명예가 주어져도 겸손할 수 있다면 그런 사람은 굳이 그렇게 어필하지 않아도 알아서 찾게 되고 곁에 있고 싶어지고, 또 사람이 따르게 되어있다고 생각한다. 

과시하는 것이 당연한 사회가 되어서 인지 몰라도, 상대를 깔아뭉게고 위에 올라앉고 싶은 자랑만이 남은 관계는 별로, 아니 전혀 계속 유지하고 싶지 않다. 상대가 엄청난 사람이라도 그런 인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배우고 싶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고, 그런 사람에게 아부를 떨면서 굳이 그 관계를 유지하고 싶지도 않다. 

 

이런 관계들 속에서 내게 몇 남지 않은 관계들은 어쩌면 초라?하기 그지 없다. 그저 맛있는 싸구려 커피를 한잔 마시면서도 서로가 느꼈던 감정에 동조해주고, 시덥지 않은 이야기를 해도 웃음이 절로 나오는 그런 관계들이다. 후줄근한 옷을 입고 만나도 전혀 상관없다. 옷차림이나 보여지는 것들에 신경쓸 필요도 없다. 함께 있는 이 시간,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서로 잘 하고 있는 부분이나 장점은 의식하지 않아도 아부가 아닌 마음속으로 우러나서 상대를 자연스럽게 칭찬을 하게 되고, 사소한 것이라도 그런 점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도 절로 들게 만든다. 어찌보면 만나온 시간이 그리 길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친구보다 훨씬 더 즐겁다. 스쳐가는 수많은 인연속에 이런 관계가 남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 진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며 편견을 가지지 않고 서로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 관계가, 나 자신을 얼마나 편안하게 만들어주고 마음에 안정감을 주는지 이 나이가 되어서 다시 한 번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당신을 믿어주는 단 한 사람이 있다면, 
그 믿음만으로도 다시 일어설 힘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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